(아처) 끄적끄적 58 (1999-02-10)

작성자  
   achor ( Hit: 607 Vote: 3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끄적끄적

『칼사사 게시판』 31378번
 제  목:(아처) 끄적끄적 58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2/10 22:20    읽음: 37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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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이야기라도 하고 싶어서  자판을 누르고 있지만 사실 
      내 머리 속은 텅 비어 있어.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있거든. 
      유일한 생각이  있다면 이런 상태가 New  Age가 아닐까 하는 
      정도.

        많은 지식을 갖고 싶진 않아.  단지 깊은 생각을 할 수 있
      었으면 좋겠어.  여기저기에 주어들은  이야기들을 장황하게 
      늘어놓기보다는 단  한마디를 하더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
      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야.

        이 공간 안에 그래도 오랜 시간동안 존재해 있으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던 것처럼 또 많은 적들도 만들지 않았나 싶
      어. 그것도 당연한 게 인간이란 단어는 불완전함을 내포하고 
      있는 거잖아.

        그렇지만 내 적들을 싫어한다거나  적을 만들어 버리고 말
      아 버린 내 실수들을 원망하고 있지도 않아. 96년 정도만 하
      더라도 [無敵]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할 만큼 적 없이 조용히 
      사는 게 좋았었는데 막상 그렇게 된다면 삶은 너무 무미건조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적들을 사랑해. ^^*

        오늘(99.2.9)은 참 찌뿌둥한 날이네. 하루종일 햇볕 한 번 
      보지 못한 것  같아. 흐린 날은 왠지  슬프고 암울한 기분이 
      느껴져. 초등학생 시절  이승복이 무장간첩들에게 죽임을 당
      했다는 말을 들은 날도  오늘처럼 흐린 날이었고, 또 고등학
      생 시절 Guns  N' Roses의 [November Rain]을  듣고 있을 때 
      한 후배가 옥상에서 자살했단 소식을 들은 날도 오늘같이 흐
      린 날이었어.

        난 [마마보이]를 정말 싫어해. 자기 성향을 마음대로 설정
      할 권리를 알고 있기에 굳이 뭐라 말하지는 않지만 내심 "이 
      인간은 왜 이럴까!"하고  생각하곤 하거든. 그래서 사내녀석
      들이 [엄마]라고 부르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야.

        점심시간에 홀로 옥상에  올라 빈둥거리고 있었는데 말야, 
      어머니가 떠올랐던 거야. 참  고마우신 분인데 그간 너무 막 
      대했던 건 아닌가 하는  반성과 함께 말야.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어머니, 사랑해요!"따위의  말들은 닭살이 솟구쳐
      서 도저히 못 하겠어. --;

        저잣거리에 흐르는 말처럼 평생을 통해 세 번밖에 울지 않
      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나이를 먹어 내가 흘린 눈물
      을 두 번 난 기억하고 있어.

        그 한  번은 자유에 대한 욕구와  자립에 대한 의무감으로 
      집을 나왔던 시절인데 어머니는  내 유일한 연락처였던 삐삐 
      음성에 아무 말씀 못하시고 눈물만 흘리셨었어. 그 울음소리
      를 들으니 절로 눈물이 흐르더라구.  뭐 여러 번 들을 땐 아
      무 생각없이 담담할 수 있었지만 말야.

        그리고 다른 한 번은 구치소에  있을 때 어머니가 처음 면
      회 오셨던 날이었는데,  유치장에서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그
      곳에서 수의를 입고 있으려니 미래에 대한 막막함과 내 신세
      에 대한 걱정이 나를  절망 끝으로 떨어트리고 말았었어. 그
      럴 때 어머니의 모습이 그 얼마나 큰 힘이 되던지...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 보려 해도 절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더라
      구. 내 어머니 역시 별  말씀 못하신 채 내내 눈물만 흘리시
      다 돌아가셨고.

        어제(99.2.9)는 참 착한  사람을 만났었어. 수줍음이 조금
      은 배어 있는 듯한  말투에서도, 단정히 앉아 있는 모습에서
      도 말  그대로 [착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느꼈거든. 그런 
      착한 사람들과는 좋은 친구 사이가 되고 싶어.

        오늘 한 동기가 영창에 들어가게 됐어. 복무이탈로 그렇게 
      된 건데, 음... 마지막 술자리를  함께 나누려니 참 안 됐다
      는 생각이 들었어. 영창 18개월 갔다 온 후 남은 복무기간을 
      다 때우고 나면 거의  서른이 아니겠어... 삶은 정말 시간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배분하느냐의 문제 같은데...

        [여광]이란 아이디를 달고 우리 게시판에 써 놓은 글이 왠
      지 찔려서 아는 척을 좀 해봤더니 흠, 글을 써 놓은 사람 같
      지 않더라구. 누굴까? 허허, 도둑이 제 발 저리기. --;;

        아, 그리고 가영아! 나  응수한테 편지 보냈었는데 전달이 
      안 된 건가?  그 편지 언제 받은 건지  나한테 알려줄래? 응
      수, 이 자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편지 안 쓰면 가만두지 않겠
      다는 협박조더라구. 공포야, 공포! -_-;;

        호겸아, 생일 진심으로 축하하고.  오늘 충분히 즐겁게 지
      내고 있지? 22번째 생일, 영원히 기억할 수 있길 바랄게. ^^

        왜 그런 영화  속 이야기 같은 게  있잖아. 좋아하는 여자 
      집 앞에 아무 연락 없이  찾아가 "여기 너희 집 앞인데 잠깐 
      나와볼 수 있겠니?"라고 술 취해  전화 거는 거 말야. 내 경
      험에서는 96년에 용민이 좋아하던 여자 집 앞에 따라가 용민
      이 비참하게 바람맞는 결과를 지켜본 것밖에 없었거든.

        어제 꼭 그런 건 아니었지만 비슷하게나마 흉내를 내어 봤
      는데, 허허, 난 그런 거 역시 못 하겠더라구. --;;

        24시가 조금 넘은 시간 같았는데 허허, 술에 취해 집 앞에 
      찾아가 영화처럼 전화를 걸었더니만,  이 인간, 자고 있더라
      구. --; 자고  있을 때 나오라고 하면  얼마나 귀찮겠어. 또 
      몰래 집밖으로 빠져나오다 걸리면 죽을 거 같은 아이여서 나
      온다는 걸 그냥 관둬 버렸지. 부담이 되고 싶진 않아.

        거리에서  발렌타인  바구니를   보긴  했지만  전혀  St. 
      Valentine's Day를 의식하지  못했었는데 헉, 게시판의 너희
      들 글을 보고 달력을 봤더니만 정말 며칠 안 남았더라구. 다
      들 발렌타인데이 준비는 해 놓은 거야? 정말 란희 말대로 그
      런 건 군바리들이  더 신경 쓰는 것  같아. 군바리답지 않게 
      무진장 널널한 정준은 매일 12시, 18시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초콜릿 내  놓으라고 나한테 요즘 계속  닦달중이야. --+ 뭐 
      돈이 덤비는 사람 있으면 정준한테 쫌 보내 주고 그래. --;

        흐아암, 이제 그만 머드나 하러 가야겠다. ^^*
        다들 즐통하고, 내일도 좋은 하루 되기를... ^^


                                                            98-9220340 건아처


본문 내용은 9,941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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