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극장 (2002-06-09)

작성자  
   achor ( Vote: 23 )
분류      개인

경원극장

3일 연속 외출입니다. 정말 기록적인 일입니다. --v

지난 달 부모님과의 정기적인 외식 때 당시 흥행 돌풍이던 영화 집으로,를 보여드리려고 했습니다만
당시에는 극구 사양하시더니
갑작스레 며칠 전 어머니께서 전화하셔서 보여달라 하시더군요.

그러나 집으로,는 이미 한철 간 영화.
근처에서 아직까지 집으로,를 상영하고 있는 극장은 영등포의 경원극장이 유일했습니다.

영등포의 많은 부분이 그렇듯이
극장 또한 그리 깔끔한 이미지만은 아니었습니다.
영등포시장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영등포를 대표하는 연흥극장, 그 맞은 편의 경원극장은 한 번 들어가본 적 없습니다만
외부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는 어쩐지 범죄형이었거든요.
왜 그런 사람들 있지 않습니까.
한 번 입장하면 극장 문 닫을 때까지 할 일 없이 시간을 축내며 퀘퀘한 냄새를 풍기고, 거슴츠레한 눈빛으로 극장을 배회하는 그런...
경원극장이 그런 동네 3류극장은 아니었습니다만 왠지 그런 사람들이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 났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종로나 영등포 같은 곳을 좋아합니다.
그런 곳에는 역사와 전통이 있어 보이고,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만의 문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깔끔하게 정돈된 인위적인 문화도 아닙니다.
그곳에는 우리와 우리 선배들, 그리고 우리 후배들의 삶이 자연스레 응결된, 그런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물론 다소 지저분하고 공포스러운 느낌도 있습니다만. --;

저는 특히 영등포에 위치한 영등포 아파트를 좋아했습니다.
영등포 사거리 혹은 오거리 사이에서 누리끼리한 모습으로 서 있는 그 오래된 아파트는
사실 허름하고, 곧 재개발 되어야만 할 것 같은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영등포 아파트는 마치 호텔 캘리포니아처럼 우울하고 고독한 느낌을 한껏 갖고도 있지요.

사설이 길었네요.
어쨌든 그리하여 부모님과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고 영화관까지 안내해 드린 후 돌아왔습니다.
저는 극장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집으로,를 못 봤습니다만 그냥 돌아왔지요.

어머니께서 반찬을 주셨습니다. ^^;
이제 다시 김치도 생겼고, 제가 좋아하는 오징어볶음도 생겼습니다.

오늘 저녁은 배부르게 먹어서 됐고,
내일부터는 밥 먹고 살아야겠습니다. ^^v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201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diary/600
Trackback: https://achor.net/tb/diary/600
RSS: https://achor.net/rss/diary

Share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Login first to reply...

Tag
- 부모님: 믿음 (2002-11-18 14:51:15)- 영등포아파트: (아처) 영등포아파트 (1998-07-31 01:40:00)

- 부모님: 2007년의 어느 날 (2007-12-16 17:10:32)- 부모님: 아버지의 생신 (2004-02-20 04:35:20)

- 부모님: 단통법 이후 휴대폰 구매에 대한 고찰 (2015-05-10 17:37:30)- 부모님: 어머니 회갑 (2009-02-16 01:58:44)

- 부모님: TV를 보면서... (2009-01-14 23:17:05)- 부모님: 어버이날 (2010-05-09 17:46:35)

- 부모님: 어머님 생신 (2010-03-16 13:44:55)- 부모님: 부모님 회갑연 (2009-02-25 20:30:38)



     
Total Article: 1961, Total Page: 273
Sun Mon Tue Wed Thu Fri Sat
            1
지난 한 주
2 3
가볍게, 쉽게. [2]
4
월드컵 첫 승을.. [1]
5
Nikon Coolpix 2500 [1]
알럽핸드폰 쫑파..
6
7
서울관람기 [6]
8
숭실대관람기
9
어느 멋진 날 [3]
경원극장
10 11
필교 [2]
20020227 디스코머리
20020311 헤어블릿지
20020605 알럽핸드폰..
20020607 Before
20020607 After [1]
20020608 숭실대에서..
신촌여행기 [3]
12
대학로여행기
13
회기에서... [2]
14
소시지볶음 요.. [1]
15
16
Be the Reds!
17
선지
가볍게, 짧게... [1]
18
시청, 그 열광의..
19
ggoob 떠나던 날 [1]
20
6월 [2]
비타민
21 22
23 24
우천경기 [4]
피의 담배 [2]
피자 배달 bothers
25 26 27 28 29
죽더라도...
30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Poll
Only one, 주식 or 코인?

주식
코인

| Vote | Result |
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
추천글close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