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2003-05-20)

작성자  
   achor ( Hit: 2030 Vote: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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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개인

밤새 친구들과 스타를 했고,
그런 다음은 CATV를 통하여 MBC 베스트극장과 영화 비트를 다시 보았다.
모두 지난 날에 몇 차례 본 것들이었지만 다시금 괜히 가슴이 벅차오른다.

오전 7시가 되어 아침 뉴스를 보니 경제 이야기 뿐이다.
비트의 몽롱한 영상 속에 휩쌓여 있다가
갑자기 꿈에서 깨어난 그런 현실감을 느낀다.

로미 같은 여자는 아무리 예쁘다 한들 너무 이기적이다.
나는 그런 여자의 노예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민 같은 열정적인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느낌은 여전히 갖고 있다.

그는 목요일부터 새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한다.
내 앞에 있는 건 태수의 굳은 미소가 아니라 역시 현실, 이다.

vluez가 찍어 놓은 사진을 보니
지금 내 삶이 얼마나 헝클어져 있는지 알겠다.
쓰레기와 벌레들의 사체, 옷가지와 각종 사물이 전혀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띄워져 있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해야할 일들도 많고, 사람들이 내게 요구하고 바라는 것도 많고, 또 이런저런 걱정들도 늘어만 간다.
그럴 때마다 담배만 피며 다 내버려 두면서
내가 도피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한다.
또한 그럴 수록 사람들의 전화를 일부러 받지 않게 되는 경우가 생겨나게 된다.

그런 건 원치 않는다.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라 하여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받고 싶은데
그게 쉽지만은 않다.

너무 오래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여름, 열정, 정열, 젊음이 사라져만 가고 있고,
내 젊음이 갈망했던 회색빛 세기말은 벌써 4년 전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오직 남은 건 경제 뉴스, 프로젝트.
쓰레기와 벌레들의 사체, 헝클어진 옷가지와 각종 사물 뿐인 현실이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7,788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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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gaJ2003-05-22 04:50:15
우울하다 너의 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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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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