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SW Day3 (2017-03-14)

작성자  
   achor ( Hit: 3 Vote: 0 )
홈페이지      http://achor.net
분류      Experience

시작이 조금 늦었다.
늦잠을 잔 건 아니었지만 좀 게을렀다.

급히 한국에서 갖고 온 컵라면 하나 끓여 먹곤 출발!


일단 Walmart로 향한다.
아내의 Dyson 진공청소기 사오라는 주문을 해결하기 위함으로,
어제 알아 둔 Mazda의 차로 이동해 보고자 했으나,

막상 가보니 다운타운을 벗어나는 건 안 된단다.
어쩔 수 없이 다시 Fasten을 이용.

SXSW Da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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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거대했으나 Dyson의 진공청소기는 전혀 없다. Bissell과 Shark만 한 가득.
온라인에서 확인한 걸 보여줬더니 온라인에서만 주문 가능하단다.

팀원들에게 줄 초콜릿과 부모님들께 드릴 비타민만 사고 다시 the Domain, 쇼핑센터로!

또다시 Fasten을 불렀는데
헛, 하필이면 부르고 난 직후 배터리가 다 돼 휴대폰이 꺼져버렸다.
보조배터리로 충전한 후 다시 켰을 땐
Fasten은 떠나있다, 위약금 $5만 남겨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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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Fasten으로 다른 Driver를 불러 이번엔 무사히 차를 탑승한 후
Dyson을 사러 왔지만 사지 못했다고 이야기 나눈다.
Driver는 근처에 Best Buy가 있고, 아마도 거기엔 거의 확실히 Dyson 진공청소기가 있다고 이야기 한다.

목적지를 바꿔 Best Buy로!

이번엔 있다. 가전 전문답게 다양한 종류를 비치하고 있다.
그러나 원했던 V8 Fluffy는 없단다. ㅠㅠ
이 매장에만 없는 게 아니라 Best Buy에는 원래 Fluffy는 팔지 않는다더라.
Google에서 찾아봤다며 의심하는 내게 직접 자신들의 전산을 보여주며 증명해 준다.
한국도 대리점-양판점 간 다소간의 모델 차이가 있듯 이곳도 판매점 브랜드에 따라 그런 점이 있나 보다.

결국 사지 못했다.
다른 V8을 살 수도 있었지만 Fluffy 이상의 모델만이 한국식 딱딱한 바닥에 특화된 헤드를 갖고 있고,
(한국의 Fluffy와 미국의 Fluffy는 그 구성과 옵션이 다르다)
그 기능을 갖고 있는 상위 옵션인 Absolute 모델을 산다면
한국과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 무겁기도 하고, 부피도 엄청난 그걸 굳이 사들고 갈 이유가 희박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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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the Domain이다.
오스틴 제일의 쇼핑센터.
사실은 아울렛을 물었는데 Rob은 이곳을 추천했고,
와서 보니 이곳은 아울렛이 아니라 그저 대형 쇼핑센터로, 미국 아울렛 특유의 그 어마어마한 할인은 전혀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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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Macy's는 있어서
조카들 포함 아이 6인, 두당 한 벌씩, 옷 조금 사 일단 귀가.

결과론적으로 이번 Austin에서의 쇼핑은 철저히 실패했다.
다소간 즉흥적으로 구매 품목을 주문 받다 보니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게 가장 큰 패인이겠고,
Austin 자체가 LA 등에 비한다면 대도시는 아니기에 물품이 그닥 많지 않았던 탓도 있겠다.


다시 Austin 다운타운으로 돌아오니 이미 저녁이다.
일단 ACC는 문을 닫았고,
저녁 파티가 예정돼 있다.

고민이다.
홀로 파티에 갈 것인가, 말 것인가.

이건 영어를 잘 하냐, 마냐, 혹은 한국이냐, 미국이냐,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예컨대 한국에서라도 아는 이 하나 없는 낯선 파티에 홀로 가지는 않았었으니.

고민 많았지만 두 가지 이유에서 가는 걸로 결정한다.

첫째, 너무 비싼 비용을 치르고 이곳에 왔기에 제한된 경험만 쌓고 가기엔 돈이 아깝다.
내 개인 경비가 아닌 건 맞지만 그래도 팀 출장비용이다, 나로 인해 훗날 누군가 출장에 제약이 될 수도 있다.

둘째,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다.
물론 내가 그닥 애국심이 투철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건 국가적인 문제이자 개인적인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다.
내가 그래도 한때 한국에서는 잘 나가지 않았던가. -__-;
그런 내가 고작해야 Austin 촌구석을 두려워 한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문제이기 이전에 내 자존심의 문제였다.
국가대표의 심정으로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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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상 파티가 예정돼 있는 바에 도착하니 인파가 어마어마 하다.
오늘 밤 안에 다 들어갈 수나 있을까, 하며 꾸물꾸물 걍 가자, 하는 마음이 피어난다.
그러나 다시금 국가대표의 심정으로 마음을 다잡고, 두려움과 부끄러움, 뻘쭘함을 잠재운다.

살펴 보니 내 뒷 줄엔 혼자 온 듯한 동양계 사람이 있더라.
딱 보기에도 일본풍이다.
일본인은 커뮤니케이션에 용이하다, 영어 수준이나 발음도 그렇거니와 문화적인 동질감 또한 있으니.

말을 걸어 보니 그는 오랜동안 Seattle에서 살아 온 준 미국인이나 다름 없는 일본인이더라.
그래도 그는 내 커뮤니케이션의 좋은 매개체가 되어 주었고,
덕분에 엄청 뻘쭘할 수 있었던 내 첫 파티는 즐거움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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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은 그렇게 흘러 간다...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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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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