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의 가치 (200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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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의 가치

1.
+10 악마의 단검 마이트모탈

리2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귀한 무기인지 잘 아리라 본다.

리2에 존재하는 모든 무기들은 앞으로도 무한히 생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반면
이것은 너무 뛰어난 능력치 때문에 리2에서 유례 없이 생산이 중단된,
즉 앞으로 다시는 얻을 수 없는 무기인 것이다.

나는 이것을 3억 3천만 아데나,
현금으로 약 100만원에 육박할 정도의 금액을 주고 구입을 했다.



2.
이런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겠다.
나 역시도 얼마 전까진 그랬으니 말이다.

사실 나는 사람들이 현금으로 도토리를 사서
자신의 싸이에 이런저런 장식을 다는 행동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편이었다.
그 까짓 것, 뭐라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허공의 산물에
실질적인 돈을 투자하나, 싶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이런 내 행동을 이해할 수도 있다.

나는 그저 취미를 위한 도구에 투자를 했을 뿐인 것이다.

이를테면 낚시를 좋아하는 어떤 이가
좋은 낚시대를 100만원 주고 구입하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또 컴퓨터를 좋아하는 어떤 이가
좋은 그래픽카드를 100만원 주고 구입했다고 해도 그 역시 이상하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리2를 좋아하는 내가 100만원을 주고 리2를 더욱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도구를 구매한 행위나
싸이를 좋아하는 어떤 이가 돈을 주고 도토리를 사는 것 역시 아무 문제 없기는 매 한 가지다.



3.
물론 낚시대나 그래픽카드는
눈에 보이고,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현물이라는 데에서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다.
그런 것들은 전통적인 관념 속에서 내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나 뿐만 아니라 주변 모든 이에게 줄 수 있는 그런 것이다.

당연하게도 내가 산 +10 악마의 단검 마이트모탈은
리2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볼 수도 없을 뿐더러
그 효력을 체감할 수 없고, 또한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도 없다.
심지어 실제로 리2 내에서 존재하긴 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을 지도 모르겠다.
볼 수도, 쥘 수도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전자적인 데이터로 존재하는 가상의 산물 역시 현물처럼 인정할 수 있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무 문제 없다.

나는 이것을 매우 갖고 싶어했고,
그래서 그것을 산 후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그럼 되는 것이다.



4.
사실 이번 거래 속에서 나 역시도 조금은 시대의 차이를 절감하긴 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나는 이렇게 현존하지 않는 상품을 산다는 것은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이었다.

이런 가상적인 물건들은 복제와 변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분명 현물과 차이가 있기는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시스템적인 문제에 대해 보안이 충분하여 그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가정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산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변할 필요는 있겠다고 본다.

나는 아주 만족한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7,142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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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없음2005-04-25 12:51:58
이 한심한 또라이야 이런돈 있으면 내돈이나 갚으시지. 내문자 씹은게 여전히 돈이 궁한거 같아서 불쌍해서 봐줬더니 진짜 완전 어이가 없네. 니가 인간이길 포기한거냐??

 xx2005-04-25 13:34:04
친구가 돈받아내라고 받아주겠다고 했을때 내가 문자씹는거 보니 돈없나보다고 불쌍하다고 그만하자 했는데..이야.. 정말 혹시나 반성이나 하고있나해서 들어와봤는데..이야 진짜 어이없다.. 히야..이런 또라이짓 하기전에 내돈부터 갚을생각은 안해봤니? 어이없다 진짜.. ..나는 못하겠고 친구가 전화할꺼야. 내가 일단 당신 대답 반응보고 다시 연락한다고 했으니까 당신 생각을 말해봐 지우거나 피할생각 하지말고 떳떳하게.

 achor2005-04-25 17:41:53
이 다이어리는 아무나 볼 수 없으니 장난은 아닐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전에 무슨 병원비 운운하며 문자가 온 적은 있습니다만 그것을 씹은 까닭은 그냥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지는 스팸성 협박문자 정도로 생각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친구들과 금전적인 행위를 전혀 하고 있지 않기에 빚을 지고 있을 까닭이 없습니다만 만약 장난이 아니라면, 무언가 풀어야할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연락주세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저는 피해야할 것도, 두려워해야할 것도 없습니다. --;
당신 또한 진심이라면 자신이 누구인지 분명히 밝히시고, 어떤 연유로 무엇을 요구하시는 것인지 확실히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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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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