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무혐의 이후... (200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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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2004 Vote: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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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정치만큼은,
비록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최악의 반민주국가였지만,
그럼에도 민주적인 여야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을만큼,
딱 그만큼은 선진적이었고,
또한 그걸 해낼 수 있는 국가는 그닥 많지 않기에 그래도 정치만큼은 내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기도 하였으나,

통재다.
이명박 BBK 완전 무혐의 검찰 수사결과 발표 이후부터는
정말이지 개판 5분 전이다.

물론 본질적으로 대선이라는 것은
정권을 창출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행위인 것은 분명하나
수단과 방법은 가려야 했던 것이다.
비단 정치에서 뿐만 아니라 목적 달성을 위한 맹목적인 행동은 어디에서든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이다.


설왕설래 하고 있지만 정동영과 문국현의 단일화는 그나마 봐줄만 하다.
둘 다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마음을 열고, 하회와 같은 이해심을 발휘한다면
정몽준의 이명박 지지선언도 이해할 수 있겠다.
막판 철회를 했다 하더라도 지난 2002년 16대 대선에서 이명박의 적장과 같은 급인 노무현과 단일화 했던 정몽준이지만
재벌 총수의 아들이 민주화 세력쪽과 사상이 같을 순 없을테니 그 때가 잘못된 거였겠다.

좀 더 마음을 쓴다면 조순형쪽 인사들이 이회창을 지지하는 것도 어떻게든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비록 그 양 진영은 멀리로는 이승만 시절부터 한국 정치를 양분했던 각 파이긴 하지만
근래 국민의 6-70%가 보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판국에
조순형과 민주당을 보수가 아닌 진보라고 보는 데에도 어려움이 분명히 있다.
대개 서로 싸워온 그들이지만 이제 와서 자세히 보면, 결국 그 놈이 그 놈이므로 거기까지는 어떻게는 이해하겠다.

그러나 정동영과 이회창의 단일화는,
정말이지 오버다.
아무리 反이명박 진영을 형성하고자 한다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이건 뭐 이념과 가치, 당의 색깔은 완전히 뒷전이고,
오직 그 대선의 본질적인 목표, 정권 창출만을 위해 막장까지 다다르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나름 자부심이 있던
내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애착은 송두리째 실망감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물론 그냥, 그런 이야기가 흘러 나오는 정도다.
괜히 혼자 오버하고 있다.

차라리 이럴 바엔,
역시 실현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그냥, 그런 이야기가 흘러 나오는 정도이지만,
신당과 민노당이 이번 대선을 함께 치루고,
다음 총선에서도 연합정부를 구성해 보는 쪽은 어떨까 싶다.

무엇보다 민노당이 갖고 있는 이상적인 정치가
현실로 닥쳤을 때 어떤 한계를 맞이하고, 또 어떻게 실현해 낼 수 있을 지
보고 싶다.
그들 역시 한 번 메이저를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그들을 통해 정치인이 잘못 해서 정치를 못 하는 건지,
아니면 정치 시스템이 잘못 해서 정치를 못 하는 건지 확인해 보고 싶다.

하긴 뭐 따지고 보면 뭔들 이해 못하랴.
이미 김영삼은 노태우, 김종필과 합체했고,
이미 김대중은 김종필과 합체했으며,
또한 노무현 역시 정몽준과 합체했던 역사가 있거늘...

멋지다, 합체!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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