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100분토론 (2001-12-14)

작성자  
   achor ( Hit: 1889 Vote: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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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개인

매주 금요일은 시간이 되는 한 TV를 보려고 애를 쓴다.
베스트극장, 미디어비평, MBC100분토론.
환상의 트로이카가 연이어 방송되는 날.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돌아오니 베스트극장이 끝나가고 있었다.
imbc.com에 접속하여 오늘의 방송내용을 찾아본다.

이번 주 베스트극장은 감상적인 드라마인 듯 하다.
미디어비평은 최근 비난 받고 있는 수능 총점누가분포도를 이야기한다고 한다.
그리고 MBC100분토론. 노무현이 패널로 나온다 한다.

시험이라고 공부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종강 기분은 기분인지라
영화나 한 편 보려 했건만(물론 평소에도 매일 봤다만. --;)
미디어비평과 MBC100분토론을 보기로 결심한다.

오늘 MBC100분토론은 더욱 기대가 된다.
대권과 당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노무현(민주당 상임고문),
홍사덕(한나라당 국회의원),
김수진(이화여대 정외과 교수),
함성득(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한다.

노무현 고문은 내가 아는 한 토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람이고,
홍사덕 의원은 토론에 나온 모습을 본 적 없지만 하순봉급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김수진 교수는 참여연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걸고 알고 있고,
함성득 교수는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을 고대에 초청했다 학생들과 마찰을 빚은 그 교수였다.
괜찮은 패널들이다. 토론의 질이 높아질 것 같은 예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결과는 공방이 되지 않았다.
홍의원도 젊은 시절에는 민주화 열정이 있던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한나라당의 구태의연한 수구의 물결에 젖어들었는지 노고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토론에서 말을 천천히 하는 건 하나의 전술이다.
말을 빨리 하면 토론에서 승리할 수 없다.
홍의원은 그 전술만큼은 제대로 지켰다. 오히려 과도하게 지킨 면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근본이 취약했다.
깊이있는 의식 없이 토론에 나온 홍의원의 패배는 당연했다.

김교수는 대체로 이대교수들이 이름만 있고 실력이 없는 것에 비춰볼 때
꽤나 멋진 토론을 이끌어냈다.
함교수 역시 개혁의 이면, 걱정의 소리를 제대로 내줬다고 본다.
다만 함교수는 잘못하면 양비론으로 갈 지 모른다는 우려가 들었고, 다소 쇼맨쉽이 있는 건 아닌가 싶었다.

노고문은 역시 토론을 잘 했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잘못된 건 지적하는 토론의 여유가 느껴졌다.

나는 사실 누군가 나와서 노고문을 눌러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역시 홍의원에게 적잖은 기대를 했었다.

나는 노고문 이외의 대권 대안이 없다고 갈수록 더 생각하게 된다.
사람에 몰입하는 건 내게 만족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 등장하여 노고문을 박살내 주길 희망한다.

나는 왜 이회창이 젊은 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지 알고 있다.
나는 왜 지역색에 다소 부담감을 느끼기도 하는 젊은 층까지 민주당쪽에 기울어져 있는 지 알고 있다.

그것은 문화이다.
문화는 큼직큼직한 덩어리로 이루어진 게 아니다.
아무리 이회창이 영화 친구를 보더라도, 최신가요를 따라부른다 하여도
젊은 층의 문화를 얻을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노고문은 의외의 모습인 게다.
그는 20대로부터 훨씬 멀어져 있음에도 젊은 층의 문화로부터 멀리 있지 않다.

정치에 다소 관심있는 젊은 층은 민주당의 정책이 한나라당의 정책보다
더 젊은 층의 문화와 가깝다는 걸 알고 있다.
이회창과 한나라당은 혁신적인 변화 없이는
열정있고, 젊은이다운 젊은 층의 지지를 절대 얻어낼 수 없다.

이번 대선은 노무현이 되어야 한다.
이인제와 이회창이 맞붙은 최악의 대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건 정말 최악의 경우다.
이인제와 이회창은 모두 대선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
이인제의 번복이나 이회창의 지역감정 조장은 이미 과거의 유물일 뿐이다.

간혹 노고문쪽 사람들 사이에서도 광주나 김대중을 운운하는 발언을 하는데
이런 점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본다.
젊은 층은 광주나 김대중 때문에 노무현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노무현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지,
김대중을 지역감정을 해소한 위대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
그간 소외 받은 호남의 지역발전을 위해서 그를 지지하는 게 아니다.

또한 노무현은
예쁜 20대 딸이 있다. --;
우리는 노무현을 지지한다! --+

- achor WEbs.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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