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서... (2011-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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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2201 Vote: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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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방이다.
겜방 와본 게 언제던가, 한 100만 년은 된 것 같다.


어제, 근로자의 날이 일요일과 겹쳤던 덕에 대체휴일이 적용되었고,
월요일은 가사도우미 오는 날이라 원활한 작업을 위해 집에서 쫓겨나 준 셈이다.

월요일 대낮,
아주 드물게 얻은, 소중한 여분의 시간임에도
할 일도, 갈 곳도 너무 없다는 게 새삼 애석하다.

그리하여 결국 겜방에.


경쟁지는 만화방이었다.

학창시절엔 종종 대학로에 위치한 만화방을 찾곤 했었다.
2,000원이던가,를 내면 하루 종일 무한으로 만화책을 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가끔 그런 날이 있지 않던가.
아무 생각 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만화책을 보고 싶은 그런 날.
기분따라 그럴 수 있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 보면 참 행복한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겜방을 택한 데에는 옛 리니지2를 추억하였기 때문이다.

옛 전우들과 조우하여 간만에 칼질이나 해볼까!


겜방에 들어서자 마자 라면 하나 시켜 놓곤
대망의 리니지2에 접속한다.

Alt N
아무도 없다.

/친구목록
여기도 아무도 없다.


역시 시간이 많이 흘렀나 보다.
내가 그러했듯 다들 자신만의 항로를 찾아 떠났나 보다.

예전,
나우누리가 멸해감에 영원히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았고,
그 대상으로 리니지2를 선택했던 시작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그러나 리니지2 역시 영원하지 못했다.


저녁 6시까지는 겜방에서 버텨야 한다.
어쨌든 좋다.
오늘 횽아가 싹 다 쓸어주마.

사악한 무리들이여!
외로운 고스트헌터의 칼을 받아라!

- achor


본문 내용은 4,88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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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illwell2011-05-22 14:22:50
아 정말 아련한 추억들이에요.

 achor2011-05-22 23:00:49
그러게요. 아련한 추억이네요.
그런데 누구삼? -__-;

 Stillwell2012-07-30 13:40:28
그냥 지나가는 사람입니다. ㅋㅋ
플포에서 아처님의 개인 홈페이지를 알게 되어서 화력계산기도 많이 쓰고 부끄럽지만 다이어리도 많이 보곤 했는데
감화를 많이 받았어요.
과장 쪼금 보태자면 13년 전의 아처님의 삶과 제 삶이 겹치는 부분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도 많이 했구요.
그냥 개인적으로 아처님의 행보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achor2012-07-31 09:20:27
반갑습니다.
퇴근셔틀이 신도림에 정차하여 매일 신도림을 가곤 하지요. 언젠가 우연히 스쳤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정확히는 12년 차겠네요.
어느 서버인가요?

 Stillwell2012-08-01 15:16:45
헉 나이하고 신도림 사는 줄은 어떻게 아셨대...
1섭(바츠)에서 했었어요.
햇수로는 중학교3학년 때부터 대학교1학년 때까지 했으니 5년 게임했었네요.
전 블댄을 주로 키우고 잡다하게 프로핏 정도 키웠었어요.
그땐 화력에 목말라하고 뭐에 그리 쫓기는 느낌이 들었는지 파티플레이에 환멸감도 많이 느끼던 때라 클5와 함께 등장한 사교의 신전에 엄청 기뻐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처럼 무언가에 빠져서 재미를 느꼈던 적도 없는 것 같네요.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쏟아부었던 양을 계산하면 가끔 아깝기도 하지만 후회는 안하는 것 같아요.
장학금 받았던 것 까지 땡겨서 1200만원 상당의 현질을(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이지만 ㅋㅋㅋ) 해서 지금은 하라고 해도 그 정도 장비 아니면 못하겠는게 오히려 다행인 것 같기도...
언젠가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비교적 여유로운 마음으로 게임을 다시 하면 재밌겠다라는 생각을 막연히 하곤 하는데 현실은 그렇진 않겠지요. 그때의 저는 또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질테니.

 achor2012-08-06 13:37:13
시간이 흘렀고...
그리고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비교적 여유로운 마음으로 게임을 다시 하니 재미있긴 하네요.
오실 거면 힌데미트로. -__-;

 stillwellkr2019-09-06 18:25:03
우연히 리니지2 공홈에 있던 소설을 읽고 싶어 구글링을 하다가 다시 들어온 아처님의 홈페이지에서 다시 이 글에 들어오게 돼서 깜짝 놀랐네요.
제 댓글이었다니...
전 이제 사회생활에 안정을 더해가며 다시 예전을 추억하기 위해 리니지2를 잡았습니다.
이제는 옛날의 흔적 밖에 남지 않은 그 무언가가 되었지만 그 남은 흔적에 대한 아쉬움 보단 반가움이 저에게 필요했던 것 같더군요.
저도 아처님께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클래식 서버인 말하는 섬에서 다시 시작할 생각이 있으시다면 '스틸웰'로 우편 주세요.

 achor2019-09-09 08:04:45
요즘은 저도 하고 있진 않지만 무료로 풀렸다느니, 모바일 버전이 나온다느니 하는 소식들은 여전히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애정이 있기 때문일텐데, 그 애정의 본질은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같기도 합니다.

저도 어찌 변했는지 한 번 살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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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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