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수강신청 (2002-09-02)

작성자  
   achor ( Hit: 1183 Vote: 23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개인

기어이 2학기 시간표를 짜고 말았으나
결국 4학년 8학기만에 졸업할 수 없다는 걸 확인했을 뿐이다.
지난 학기 많은 학점을 놓쳤는데 그게 내게는 엄청난 타격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리 예상치 못했던 일은 아니다.



아마도 이번 학기만큼 빡세게 시간표를 짠 적은 없던 것 같다.
정상적으로 학교에 간다면 일주일에 5일이나 학교에 가게 되는 셈인데,
내 그간의 시간표에서 주 3일 이상 간 날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걸 감안한다면
이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계획이다.

지금 이순간 이번 학기 만큼은 열심히 학교에 가보자,고 내심 결심하고는 있지만
나는 이 결심이 지난 학기 초에도, 또 내가 대학을 다니던 그 어느 학기 초에도
마찬가지로 가졌던 결심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나는 학교를 잘 다니지 못했던 내 자신의 기억에 많은 아쉬움을 남겨놓고 있다.
학교 생활이 그리 낭만적이지 않다는 걸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으면서도
어쩐지 대학시절에 겪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순순한 청춘의 모습과 열정, 그리고 가슴 뭉클한 사랑 같은 것은
여전히 한편으로는 안타까움, 또 한편으로는 애뜻한 상상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나는 대체로 현실을 잘 직시하는 편이고, 주어진 환경에 잘 수긍하는 편이다.
학교를 한 학기, 혹은 1년 더 다녀야 한다면 그러면 된다.
특별히 내 삶에 아주 커다란 문제될 일은 없다.
용팔이랑 같이 졸업해 주는 게 그리 손해나는 일은 아닐 게다.

어쩌면 신은 내게 조금의 유예기간을 더 주려 하셨을 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역시 신은 신답다.

나는 아직 매일 고정적으로 출근하여 똑같은 사람들, 똑같은 업무, 똑같은 일상 속에서
죽은 듯이 살아가는 데에 큰 관심을 갖지 못하겠다.
내가 취업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관심이 아니라 무언가 해야만 할 것 같은 위기감일 게다.

어쩌면 신은
내게 시간을 더 주어
내가 진정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나의 진짜 갈 길은 무엇인지
더 고민하고, 고통스러워 한 후에 나아가기를 바라셨을 지도 모른다.

역시 신은 신답다.
그는 나를 제대로 파악해 냈다.



서두르지 말고, 시간을 갖고
내가 무엇을 하며 내 삶을 영유해 나갈 것인지
더욱 고통스럽게 고민해 봐야 한다.

- achor WEbs. achor

[개설학년도: 2002 개설학기: 2 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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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thers
2002-09-03 01:27:25
그럼 이번학기는 학교에 나오는거냐? 정말이냐? -_-;;;
± ×

 bothers
2002-09-03 01:27:49
그런데..명륜동은 금요일 하루로군! 보기는 힘들겠구만. 그날 출근하는고로..-_-a
± ×

 achor
2002-09-03 02:26:51
간다! 아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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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4/20/2026 21:3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