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동에서... (2009-08-18)

Writer  
   achor ( Hit: 1631 Vot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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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D      개인

아직 정리해야할 짐이 태산 같지만
그래도 이제 좀 익숙해져 가는 느낌은 든다.

엊그제 이사한 것만 같은데
근 1주일이 흘러버렸다.
시간의 흐름을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다.

이곳, 꽤나 만족스럽다.
23층이나 되는 데다가 시야가 뻥 뚫려있어서 전망이 아주 좋다.
개봉역의 소박한 분주함도 보이고,
서부간선도로로 연결되는 길다란 도로의 모습도 보기 좋다.

방 세 개.
침실을 하나 마련한 후
미지와 각각 한 방씩 쓰기로 했다.
내 방은 컴퓨터와 서적 위주로 정리했고,
미지방은 옷 위주로 정리했다.
아직은 각자의 삶을 인정하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안 같은 느낌도 든다.


그렇지만 아직 아처웹스. 멤버들과 함께 했던
신림동의 기억은 생생하기만 하다.

멋지고 즐거웠었다.

2008년,
삶의 모든 걸 바꾸려 했었고,
그간의 삶을 버린 채 정형적인 삶의 길을 성공적으로 택했고,
2009년,
주어진 사회적 삶의 과제들을 잘 해결해 나가려 했었고,
이렇게 또한 성공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나는
길지 않은 시간에 모든 것을 뒤바꿔 버렸다.


결혼 11일 전.
내일이면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아마도 금새 시간은 흘러있을 것이다.

과거, 완벽한 운명론자로서 절대적인 힘을 믿어왔지만
이제는 그저 모든 것이 우연인 것만 같은 2009년의 내가

생애 최고의 운명적인 반려자를 만나
완벽히 다른 새로운 삶을 카운트다운 하고 있는 이것은 결국,

운명이다.

- achor


본문 내용은 5,601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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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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