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칼라에서... (2003-01-18)

작성자  
   achor ( Hit: 1554 Vote: 13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개인

나이트를 가는 경로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일단 모여서 술 한 두 잔 걸친 후 뭐할까, 뭐할까 하다가 에잇, 나이트나 가자, 해서 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이트를 가기 위하여 만난 후 흔들림 없이 그대로 가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후자에 속했다.
민석은 노무현의 국민과의 대화를 보고 있던 밤 11시, 나이트를 가자고 전화를 해왔다.

아무래도 지난 번의 라스칼라는 누구에게라도 인상적이었나 보다.
하긴, 그럴 것이 단 몇 분의 여유 없이 연이어 찔러주는 부킹은 실로 최고의 수준이었다.
무희들의 아슬아슬한 옷차림도 엄청나게 섹시한 공력을 선보이고 있었고.

라스칼라에서 가장 비싼 양주를 시켰더니 자리를 일반 테이블에서 최고의 자리로 바꿔준다.
돈의 위력을 한 번 실감한다.

자리를 잡느라 분주하던 첫 번째 부킹은 별 소득 없이 흘러갔고,
웨이터에게 1차로 만 원을 찔러줬더니 세트로 여자를 데리고 온다.
다시 만 원을 찔러준다.

그(그의 사생활 보장을 위하여 비공개로 처리한다)는 처음에는 여자 앞에서 별 말을 하지 않더니만
얼마간 시간이 흐르니 슬슬 그간 좀 놀아봤다던 위력을 발산하기 시작한다.
세트로 들어온 두 번째 부킹에서 그는 한 여자를 완벽히 잡아냈다.

좋다.
나는 그가 여자와 잘 되는 것에 질투심을 느낀다거나 부러움을 느끼지는 않는다.
다만 문제는 그의 방식이다.
그는 우리의 술을 모두 뽀작내 가며 그녀의 파트너를 취하게 했다.
그리곤 아무도 알지 못하게 몇 병의 술을 더 시켰는데
나이트에서 웨이터와 이빨 까는 건 대개 내 담당이다 보니
웨이터는 내게 그 술값들을 모두 요구한다.
부킹하고 있는 중에 쫀쫀하게 굴 수도 없는 법,
눈물을 흘리며 술값과 팁을 쥐어준다. 훌쩍. 돈도 없는데... !_!

결국 그 친구는 몇 차례 키스를 퍼붓더니 단 둘만의 2차를 갔는데
남은 친구들의 화살이 내게 돌아온다.
"그는 저렇게 잘 해내는데 너는 뭐냐."
"너도 너의 실력을 보여봐라."

나는 어이 없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일단 도덕적으로 별 흠이 없는 나는 성적인 욕망에 연연하지 않는다.
지난 번 라스칼라에서도 나는 한 여자와 눈이 맞았지만
남을 친구들을 위하여 그녀와 단 둘이 떠나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녀가 다시 돌아와 당부할 만큼 주의 깊게 알려준 그녀의 연락처에도 이후 연락 한 번 하지 않았던 바다.
이는 헌팅에 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헌팅계에 적을 두고 있을 때도 나는
뻑간 여자 아이들을 하나하나 챙겨서 어렵게 집까지 모셔다 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단 말이다.
나는 처음 만난 낯선 이를 내 말과 행동, 그리고 외모로 나를 신뢰하는 그 과정까지에 몰두하는 것이지,
결코 그 이후의 쾌락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녀가 내 품에 안긴다 하여도, 내게 연락처를 알려주며 전화 걸라고 당부한다 하여도 나는 흔들리지 않는단 말이다.
(정말이다. --;)

뿐만 아니다.
나는 지금까지 대개 나이트에서 여자 한 번 못 사궈본 친구들을 위하여 노력해 왔다.
내게 화살을 쏘고 있던 친구들 역시 모두,
지난 번 라스칼라에서 내 도움을 받아 여자 아이들과 자리를 가졌음에도
이 인간들이 은혜도 모르고, 내게 활을 겨눈다.
이번 역시 처음 분위기 띄워주고 너희를 위하여 살며시 빠져준 것인데... 고마워하지는 못할 망정. 훌쩍. !_!

아. 억울하다.
좋다. 원한다면 나의 공력을 선보여주마.
비록 1주일만에 거의 풀려가는 폭탄파마 머리지만,
아줌마 같다거나 마이콜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있다지만
아직 내가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마. 불끈!

헉. 그러나.
먼저 2차를 떠난 그 친구는 처음 시킨 술도 부족하여,
2번째 시킨 술까지도 우리가 춤추고 돌아온 동안 다 마셔 버렸다. --+
부킹을 하기엔 술이 없다. 끙.

나는 웨이터 새우깡을 불러 이야기 한다.
눈치 좀 주며 나를 여자들에게 데려가라고 요구한다.

새우깡은 팁도 꽤나 받았겠다, 눈치는 빨라서 정확하게 나를 인도한다.
스테이지에서 우리 옆에서 춤추던 여자 셋은 오늘의 라스칼라 퀸카였다.
우리는 스테이지로 나아갈 때 무대와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는 습관을 갖고 있었는데
그녀들, 특히 그 중에서도 까만 옷을 입고 있던 그녀는 늘씬한 몸매에 이국적인 마스크로 오늘의 라스칼라를 압도하고 있었다.
새우깡은 정확히 그녀들의 테이블, 그것도 그 까만 옷의 여자 옆자리로 나를 데려다 놓는다.

- achor WEbs.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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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goob2003-01-19 18:00:41
그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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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트: 칼사사 200211 정모 (2002-11-24 17:19:20)- 나이트: 빨간 핸드폰 속에서 여인들이 죽다 (2003-03-03 20: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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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