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진의 거장 카쉬展 (2009-03-21)

작성자  
   achor ( Hit: 1740 Vote: 14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개인

우연히 문화계 소식을 보다 단번에 매료되고 말았었습니다.
오드리햅번의 너무나도 고혹적인 모습에.

오드리햅번에 대해 특별한 생각을 가진 적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사진을 보는 순간
이 사람 사진이라면 보고 싶다는 열망이 느껴져 오더군요.

그렇잖아도 미술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지만
막상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동으로 실천하기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따사로운 봄 햇살 속에서 한적하게 미술관을 찾는 것도 좋겠다 싶었지요.


그렇지만 현실은,
생각과 다르더군요. -__-;

토요일 오후, 서울 시내는 공사구간도 많고, 차량도 많고...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빽빽한 거리에서 시간을 소비하였고,

아, 또.
대학시절의 평일 오후 예술의 전당만 생각했던 게 실수였습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토록 많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토요일 예술의 전당은 완전히 사람들로 꽉 차 있어서
주차하는 데만 40 여 분이 걸리더군요.
그냥 들어가서 보면 될 줄 알았던 관람 자체도
30분 여 차례를 기다려야 했고요.



유섭 카쉬 Yousuf Karsh (Canadian, 1908-2002)
인물사진의 거장 카쉬展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그렇지만 전시 자체는
생각보다 고생스러웠던 과정을 싸그리 잊게 할 만큼 좋았습니다.

책에서만 봐 왔던 인물들의
살아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충분히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특히나 사진에 문외한인 제게는
이름 모를 풍경이나 뜻 모를 작품을 보는 것보다도
훨씬 더 즐거웠지요.



헤밍웨이와 처칠, 러셀과 버나드 쇼, 엘리자베스 여왕과 재클린...
눈썹과 주름, 땀구멍 하나하나까지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그의 사진들은
마치 그 역사 속 인물들이 바로 제 앞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1900년 대의 풍파를 몸으로 거쳐 온 이들이
마치 자신의 삶은 이랬노라고 제게 이야기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achor


본문 내용은 5,72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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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09/06/2021 17:51:19